지난 10월 10일(토) 오전 8시 20분 홍콩한국토요학교(이하 ‘토요학교’)의 2학기가 시작되었다. 학부모와 학생들 몇 명은 등교시간보다 일찍 와서 교문이 열리기를 기다렸다. 코로나19에 따른 조치로 학부모는 학교건물 안으로 입장이 불허된다. KIS의 후문이 개방되자 네 개의 통로를 이용하여 학생들이 신속하게 등교를 한다. 교장선생님을 비롯한 학교 관계자들은 후문이 혼잡하지 않도록 통제를 하며 모든 학생들의 열을 체크하고 손소독제를 사용하도록 감독했다.
특히 토요학교에서 제일 어린 유아·유치부 학생들은 좌측 통로를 이용하여 입장하도록 별도 안내를 했고, 각 담임선생님들은 들어오는 학생들을 반갑게 맞이하여 해당 반으로 인솔했다. 가정통신문의 안내에 따라 이름표를 가방에 붙여 온 학생들도 많았는데, 혼잡한 등교시간에 이름표가 있으니 학생 인솔에 큰 도움이 된다. 유아·유치부, 초등부·한국어부 저학년(1~3학년) 학생들은 담임선생님의 지도 하에 교실로 먼저 이동하고, 지각생들은 따로 모여 있다가 인턴선생님들의 안내로 교실로 간다.
8시 45분에 1교시 수업이 시작되었고, 쉬는 시간에는 화장실을 다녀 오거나 챙겨 온 간식을 먹는다. 삼삼오오 교실 밖 복도로 나와 뛰어 다니는 학생도 있다.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 즐거운 얼굴들이다. 그러나, 담임선생님들이 곧 주의를 주며 얼른 교실로 데려간다. 코로나 시대에는 쉬는 시간에도 마음껏 놀지도 못한다.
토요학교 인턴 선생님들은 등교시간이 끝나면 담임선생님들이 요청하는 유인물을 준비하거나 학생들의 숙제검사 등으로 분주하다. 선생님들은 수업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토요학교 교사들은 100% 교원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그 중 일부는 한국에서 교편생활을 하셨던 분들이다. 홍콩한국토요학교는 전세계 한글학교(소위 토요학교) 중에서 드물게(또는 유일하게) 국정교과서인 ‘국어’를 가르치고 있으며, 그 규모와 수준과 역사가 세계 어느 나라의 것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하교시간이 되자 유아·유치부 학생들부터 먼저 나온다. 담임선생님들은 학부모를 일일이 확인하며 학생을 인계한다. 후문이 번잡해지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하교시간을 조정했지만, 학생의 안전이 최우선이다 보니 어쩔 도리가 없다. 그 다음으로 초등부·한국어부 저학년(1~3학년) 학생들이 선생님의 인솔 하에 학부모에게 인계된다. 12시 40분 모든 학생이 하교를 하고 교문은 닫혔다.
매주 토요일 아침마다 (한)국어를 배우러 학교에 나온다는 것이 얼마나 피곤하고 하기 싫을까? 또 자녀들을 데려다 주고 픽업하는 것도 얼마나 귀찮고 번거로울까? 홍콩의 토요학교는 올해로 벌써 만 60년의 역사를 자랑하며, 누적 졸업생은 3,488명이다. 학생들의 노력과 학부모의 헌신으로 오늘도 홍콩의 토요학교 교문은 열리고 닫힌다.